The Second Chapter : Interview with Woojun Lee (Korean ver.)
이 대화는 'Defining Moments'의 두 번째 챕터 'The Artist’s Muse: What Inspires You(예술가의 뮤즈: 무엇이 당신을 움직이나요)'를 이어가는 네 번째 인터뷰입니다.
자동차 와이퍼가 내는 뻑뻑한 마찰음, 엔진의 고동, 그리고 가속 페달을 밟을 때 전해지는 미세한 반동. 이우준 작가는 이처럼 지극히 일상적인 물리적 이동의 과정 속에서 인간과 세계를 잇는 새로운 서사를 발견해 왔습니다. 한때 화려한 색채와 명확한 형태를 지닌 자연에 머물던 작가의 시선은, 이제 우리 곁을 부유하는 일상적인 자극과 감각의 변화로 옮겨왔습니다. 그에게 뮤즈란 먼 여행지나 특별한 환경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마주하는 기계적인 감각들이 어느덧 예술적 필연성으로 다가오는 찰나의 순간입니다.
그동안 시리즈 중심의 연작을 통해 풍경 속에 담긴 관계의 층위를 탐구해 온 작가는, 이제 하나의 개별 사진이 지닐 수 있는 독자적인 가능성에 주목합니다. 그에게 자동차나 기차는 단순히 공간을 옮겨주는 도구를 넘어, 자아와 환경을 매개하는 ‘물리적 연결수단’입니다. 어둠 속 번개처럼 강렬하게 폭발하는 일상의 긍정적인 자극들은 작가의 렌즈를 통해 주변과 세상을 환하게 비추는 빛의 기록으로 치환됩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매일 걷고 기록하며 풍경과 상호작용하는 작가만의 고요한 루틴, 그리고 내면의 깊은 공명이 있을 때에만 변화를 택하는 작가 특유의 견고한 예술적 기준이 그의 진솔한 목소리로 펼쳐집니다. 낯선 곳을 향한 갈망에서 일상의 재발견으로 회귀하며 깨달은 감각의 깊이, 그리고 사진이라는 틀을 넘어 앞으로 탐색하고자 하는 새로운 영역에 대한 열린 태도까지, 창작을 지탱해 온 보이지 않는 연결의 실들을 작가의 언어로 세밀하게 조명했습니다.
본 텍스트는 작가의 생생한 어조를 최대한 보존하면서도, 그 속에 담긴 미학적 의도를 정교하게 갈무리했습니다. 이 기록이 이우준 작가의 작업 세계를 이해하는 내밀한 통로가 되어, 우리 주변을 스쳐 가는 사소한 풍경들로부터 자신만의 뮤즈를 발견하는 시간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이제 작가가 들려주는 풍경과 연결의 이야기 속으로 조용히 들어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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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귀중한 시간을 내어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대화를 시작하며, 작가님과 현재 진행하고 계신 프로젝트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어떤 작업에 몰두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A. 안녕하세요, 주로 사진으로 작업하는 이우준입니다. 저는 주로 ‘풍경’을 매개로 인간과 세계를 잇는 관계를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각자의 과거 경험과 복합적인 요소들이 중첩되어 하나의 장면을 이루고, 이는 곧 ‘풍경’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물리적인 이동이 인간과 세계를 이어주는 행위라는 점에 주목하며 이동 속에서 마주하는 풍경의 이야기들을 탐구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주로 시리즈 중심의 연작을 진행해왔지만, 현재는 하나의 개별 사진이 지닐 수 있는 가능성에도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개별 사진과 시리즈 작업을 병행하며 두 방식이 서로 다른 감각적 경험을 만들어내는 지점을 탐색하고 있습니다.
Q. 요즘 작업을 움직이는 가장 큰 영감은 무엇인가요? 그 대상을 처음 또렷이 자각했던 순간과 장면을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A. 요즘에는 일상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작은 현상들에 집중하며 그로부터 많은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과거에는 주로 화려한 색감이나 뚜렷한 형태를 지닌 자연에서 영감을 얻었다면 최근에는 일상적인 자극과 감각의 변화에 더 깊은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근래 운전을 하며 차 안에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주어졌습니다. 그 안에서 많은 것들이 보이더군요, 예를 들어 뻑뻑한 자동차 와이퍼가 내는 마찰음, 자국부터 엔진음, 네비게이션, 안전벨트, 가속페달 등의 많은 감각하고 관찰했습니다. 자동차 뿐만 아니라 비행기 고속열차와 같은 다른 이동수단이 전과는 다르게 보였습니다. 그 중에서 물리적 연결수단 이라는 점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주제로 9월에 개인전을 진행했고요.
일상 속 현상과 그것이 주는 의미를 찾아나가는 과정이 저의 영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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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 만남이 남긴 감정은 무엇이었나요? 이후 작업의 방향이나 방법, 버린 습관과 새로 들인 태도가 있었다면 알려주세요.
A. 제게 일상 속의 소소한 자극은 정말로 세상을 살아가는 듯한 따듯한 감정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덧붙이자면, 매일 강렬한 자극으로 가득차 있지 않다는 사실이 오히려 세상을 더 온전히 감각하고 이해하게 만들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장면은 가까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행과 흔치않은 특별한 경험은 또한 일상의 풍경이라는 사실을 알고 난뒤, 카메라를 항상 들고 다니며 더 많이 촬영하게 되었습니다. 바라보는대상에 대한 고정관념을 조금 더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Q. 그 뮤즈는 작가님께 어떤 감각으로 다가오나요—빛, 소리, 공간의 기류, 촉감, 냄새 등? 색·질감·리듬(혹은 계절/하루의 시간)으로 비유해 주신다면요?
A. 개인적인 생각으로 저는 그것이, 어둠속 번개와 같은 강렬한 빛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우주 속에서 인간은 정말 작은 존재입니다. 그러나 사람이 느끼는 감각과 감정은 강렬한 힘을 지니고 있고 이것들이 폭발하는 순간 주변을 환하게 비추죠. 각자 좋아하는 환경과 날씨가 되면 기분이 밝아지고 행복감을 느끼는 것 처럼요. 이러한 일상의 긍정적인 자극은 분명 주변과 세상을 더욱 밝게 빛냅니다.
Q. 시간을 두고 돌아보았을 때, 뮤즈와의 관계는 어떻게 변화해 왔나요? 친밀함과 거리감의 순환, 혹은 새롭게 발견하게 된 면모가 있다면 들려주시겠습니까?
A. 예전에는 뮤즈를 특별한 순간이나 낯선 환경에서만 마주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자극을 찾아 멀리 여행을 다니곤 했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 존재가 사실은 제 일상 가까이에 늘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난 덕분에, 저는 작은 일상에서도 쉽게 감동하고, 그 안에서 영감을 얻는 법을 배웠습니다.
Q. 영감 혹은 뮤즈와 연결되기 위해 유지하는 루틴이나 작은 의식이 있을까요? 반대로 영감이 잠잠할 때는 무리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작업 리듬을 이어가시는지요.
A. 밖으로 나가 매일 걸으려고 노력합니다. 매일 같이 보는 장면도 또한 걷고 또 걷다 보면 나 자신의 상태와 풍경의 상황에 따라 달리 상호작용 됩니다. 그리고 그것을 알고, 보고, 감각하고 기록으로 남깁니다.
Q. 핵심 영감에 충실함과 변화·확장의 필요 사이에서 균형은 어떻게 잡으시나요? 외부의 기대와 당신의 뮤즈가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킬 때 어느 한 쪽을 택해야 했던 경험이 있었는지요.
A. 저는 제 마음 깊은 곳에서 공감이 될 때에만 확장과 변화를 택합니다. 이는 작업과 작품을 대하는 제 태도와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변화를 이끌기 까지 시간이 조금 필요한 편이죠. 하지만 이렇게 명확한 나름의 기준을 세워둔 후의 결정은 더욱 견고합니다. 앞으로 나아가는 데에 흔들림이 덜하고 옳은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저만의 방법입니다.
A. 저는 자연과 인간의 균형점을 탐색하며 일상의 장면에 작은 현상들을 발견하고 그 지점에서 출발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앞으로의 주제나 영감을 얻는 장소, 방식은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제가 지나가는 시기마다의 관심을 외면하지 않고 깊이 탐색하여 작업으로 이어나가려고 합니다. 지금으로서는 사진 매체를 주로 다루고 있지만 확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열려있습니다. 제 마음이 움직이길 기다릴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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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act
아티스트 : 이우준( Woojun Lee )
인스타그램 : @leewooju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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